[나고야AG 종합] '안라쿠 선두 질주 속' 이도현·정지민 은.동메달… 서채현은 볼더 준결승 만점 1위
김주운 기자 (wingmen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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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기사] [나고야AG 종합] '안라쿠 선두 질주 속' 이도현·정지민 은.동메달… 서채현은 볼더 준결승 만점 1위
◎ 안라쿠 소라토, 3차 과제까지 완등하며 남자 볼더 금메달 확정… 치열한 명승부 연출
◎ 이도현, 1번 과제 0점 불운 딛고 2·3차 과제 완벽 제압하며 아시안게임 2회 연속 은메달
◎ 서채현, 여자 볼더 준결승 만점(100.0점) 1위로 압도적 결승행… 정지민도 여자 스피드 동메달 쾌거
[나고야 = 30일 경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메달 레이스가 절정으로 치달은 30일, 대한민국 대표팀이 값진 은메달 소식을 잇달아 전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이날 열린 남자 볼더 결승은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의 치열한 각다투무가 펼쳐졌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 랭킹 1위인 안라쿠 소라토(일본)는 안정적인 등반을 선보이며 3차 과제까지 모두 완등해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고, 결국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반면 준결승을 1위로 통과하며 기대를 모았던 이도현(KOR)은 결승 1번 과제에서 충격적인 0점을 기록하며 초반 불운을 겪었다.
그러나 이도현은 포기하지 않고 투지를 불태웠다. 전신을 가다듬고 나선 2차와 3차 과제에서 안라쿠보다 시도 횟수에서 앞선 점수로 완등하며 2위까지 순위를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비록 마지막 4번 과제를 넘지 못해 아쉽게 역전에는 실패했으나, 뼈아픈 불운을 딛고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아시안게임 2회 연속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도현은 오는 10월 3일 리드 결승에서 다시 한번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특히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4번 문제는 출전 선수 전원이 존(Zone) 10점 포인트조차 도달하지 못했을 정도로 가장 까다로운 '마의 과제'였다.
시작부터 슬랩 구간의 불안한 스타트 자세를 요구한 4번 문제는 선수들을 괴롭혔다. 다이노(Dyno) 동작을 시도하며 대형 볼륨 속에 위치한 검정 슬로퍼 홀드를 잡는 순간, 선수들의 손이 사정없이 미끄러지며 추락하기 바빴다.
전날 준결승에서 괴력을 뽐냈던 이도현(KOR) 역시 이 고비를 쉽게 넘지 못했다. 이도현은 위기 상황에서 환상적인 집중력을 발휘해 첫 번째 시도에서는 슬로퍼를 악착같이 버텨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두 손을 모으는 합손(Matching) 과정에서 결국 손이 터지며 떨어졌고, 아쉽게 다음 동작을 이어가지 못했다.
비록 모두가 정복하지 못한 4번 과제의 벽에 부딪혀 역전승을 거두지는 못했으나, 1·2·3차 과제에서 보여준 투지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집념은 메달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한편, 여자 볼더 준결승에서는 '클라이밍 여제' 서채현(KOR)이 압도적인 클래스를 증명했다. 서채현은 1번부터 4번까지 모든 볼더 과제를 완벽하게 완등하며 총점 100.0점 만점으로 1위를 차지해 결승에 올랐고, 노희주(KOR)도 7위로 동반 결승행에 성공했다. 또한 여자 스피드 결승에 출전한 정지민(KOR)은 눈부신 질주 끝에 최종 3위를 기록하며 소중한 동메달을 추가했다.
남자 볼더 결승 성적
여자 볼더 준결승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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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0점의 절망을 은빛 환희로 바꾼 투지… 나고야 암벽에 새긴 '꺾이지 않는 마음'
스포츠클라이밍은 잔인할 만큼 정직한 종목이다. 단 한 번의 손 미끄러짐, 미세한 무게 중심의 이탈이 곧바로 추락으로 이어지며 수년간 흘린 땀방울을 시험대에 올린다. 30일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경기장에서는 이 잔혹한 중력의 법칙 앞에서도 결코 무너지지 않은 대한민국 대표팀의 눈부신 투지가 빛났다.
가장 극적인 장면은 이도현의 남자 볼더 결승전이었다. 준결승을 압도적인 1위로 통과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결승 1번 과제에서 충격적인 0점을 받아 들었다. 가장 자신 있었던 주 종목에서 첫 단추를 완전히 잘못 끼운 순간, 선수가 느끼는 압박감과 상실감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도현은 무너지지 않았다. 2, 3번 과제에서 흔들림 없는 집중력으로 연이어 완등하며 기어코 순위를 2위까지 끌어올렸다. 출전 선수 전원이 존(Zone) 도달조차 실패한 '마의 4번 과제'에서 미끄러운 대형 슬로퍼를 악착같이 버텨내던 그의 표정은, 메달의 색깔을 떠나 스포츠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집념이었다.
'찰나의 승부' 스피드 종목에서도 값진 성과가 이어졌다. 여자 스피드 결승에 나선 정지민은 15m 벽을 거침없이 내달리며 토너먼트 내내 흔들림 없는 멘탈을 과시했다. 치열한 접전 끝에 6.18초의 기록으로 목에 건 동메달은 그간의 피나는 훈련량을 증명하는 결과물이었다.
여기에 여자 볼더 준결승에서 1번부터 4번까지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풀어내며 100점 만점 1위로 결승에 진출한 서채현의 클래스는 대한민국 클라이밍의 굳건한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단상 가장 높은 곳에 서는 것만이 찬사받는 것은 아니다. 홀드에서 미끄러져 바닥으로 떨어져도 다시 초크를 묻히고 벽을 향해 도약하는 과정, 0점의 늪에서도 기어코 은메달을 캐낸 이도현의 꺾이지 않는 마음이야말로 스포츠가 우리에게 주는 진짜 카타르시스다. 극한의 한계 속에서도 벽을 오르는 선수들의 굳은은 살이 다가올 리드 결승전과 남은 경기들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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