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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의 '아이스크림' 추억이 만든 클라이밍 여제, 모리 아이의 20년 등반기

기사입력 2026-05-15 22:59
profile_image 김주운 기자 (wingmen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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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르는 즐거움이 저를 다시 이끌었죠" – 슬럼프를 딛고 파리 올림픽 무대에 서기까지


파리 올림픽 무대에서 환상적인 등반을 보여준 클라이밍 선수의 특별한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어릴 적 정글짐을 좋아하던 소녀가 세계적인 클라이머로 성장하기까지의 20년, 그리고 슬럼프를 극복하고 다시 벽 앞에 선 그녀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Q. 클라이밍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어릴 적부터 구름사다리나 정글짐에 매달리고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그러던 중 '데뷔 돔'이라는 곳이 생겼다는 것을 알고 아버지와 함께 방문했는데, 해보니 너무 즐거워서 거의 매일 다니게 되었습니다. 이후 근처의 '유월드'라는 암장에도 다니기 시작하며 푹 빠져들었죠. 처음에는 작은 키즈 대회에서도 뒤에서 세는 게 빠를 정도로 활약하지 못했지만,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루코 60년'이라는 대회에서 처음 우승한 것을 계기로 클라이밍을 진지한 경기로 대하게 되었습니다.


Q. 훈련 과정에서 특별히 지도해 준 코치가 있었나요?

A. 전문적인 코치라기보다는 아버지가 제게 라이벌 같은 존재였습니다. 아버지에게 지기 싫어서 열심히 했고, 아버지로부터 큰 자극을 받아 훨씬 더 강해지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학교가 끝나면 숙제를 하고 암장으로 달려갔는데, 쉬는 시간에 유월드 2층에 있는 자판기에서 아버지와 함께 '세븐틴 아이스'를 뽑아 먹는 것이 엄청난 즐거움이었습니다.


Q. 슬럼프를 겪고 휴식기를 가졌다고 들었습니다. 당시 어떤 심정이었나요?

A. 어느 순간 성적이 나오지 않았고, 이긴다 하더라도 큰 기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저 평소처럼 연습하고 대회에 나가는 레일 위에 올라타 있었을 뿐, 왜 이렇게 힘들게 경기를 하고 있는지 이유를 알 수 없게 되어버렸죠. 이대로는 좋은 것을 얻을 수 없겠다는 생각에 결국 휴식을 결정했습니다. 쉬는 동안 대학 입시 준비도 하고, 코로나19 시기가 겹쳐 가족들과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다 같이 밥을 먹거나 제가 좋아하는 요리를 하고 피타고라스 스위치 같은 것을 만들며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하지만 여러 취미 활동을 해봐도 클라이밍을 능가할 흥분이나 설렘은 없었고, 진심으로 오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을 때 클라이밍이 제게 필수불가결한 존재임을 새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Q. 휴식 후 복귀했을 때,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A. 쉬기 전에는 압박감을 스스로 주며 의무감으로 올랐지만, 돌아오고 나서는 처음 시작했을 무렵처럼 그저 오르는 것이 즐겁다는 감정을 갖게 되었습니다. 복귀 후 처음 나간 월드컵 코페르 대회에서는 '이 감각이 나를 원했던 거구나'라는 초심을 느끼며 즐기다 보니 어느샌가 우승을 차지해 있었습니다. 경기 과제는 한 번뿐인 경험이니 마음껏 즐기자는 마음으로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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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파리 올림픽 무대의 경험은 어땠습니까?

A. 결승 리드를 다 오르고 뒤를 돌아봤을 때 관객분들이 기립 박수를 쳐주시고 일본 국기를 펼쳐주셨던 것이 정말 잊히지 않습니다. 그전까지의 고난과 여러 일들을 다 합쳐 수고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고, 제가 해온 것들이 틀리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기쁨이 폭발했습니다. 시상대에 한 걸음 미치지 못해 아키바 씨에게 가츠 포즈를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은 정말 분했지만, 이런 아쉬움 덕분에 볼더링의 개선점도 뚜렷해져서 더 강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파리의 열광적인 분위기와, 선수촌에서 레슬링 등 다른 종목 선수들과 교류하며 모두가 비슷한 압박감에 괴로워하고 있다는 사실에 큰 위안을 얻은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와 클라이밍 너머의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가장 큰 목표는 죽을 때까지 평생 클라이밍을 즐기는 것입니다. 선수로서는 LA 올림픽, 그리고 32살이 되겠지만 가능하다면 호주 올림픽까지 도전하며 저만의 스타일을 관철하는 유일무이한 클라이머가 되고 싶습니다. 클라이밍 외적으로는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어서 빵집을 해보고 싶다는 꿈도 있고, 클라이밍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사람들의 가능성을 끌어내 주는 일 등 사회에 공헌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팬들과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A. 20년 동안 살아오면서 희망이 없을 정도로 눈앞이 깜깜하고 힘든 시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어떤 제 모습이든 인정해 주며, 주변 사람들의 서포트를 자각하고 앞으로 나아간다면 언젠가 꿈은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운동을 엄청 못했던 제가 클라이밍 덕분에 숨겨진 가능성을 끌어내고 다채로운 인생을 살게 된 것처럼, 더 많은 분들께 이 매력을 제 힘으로 전해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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