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의 제왕’ 스즈키 네오, 알베르토와의 숨막히는 카운트백 접전 끝 극적 우승… “인스부르크 관중의 함성이 내 우승 원동력”
김주운 기자 (wingmen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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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49번의 무브, 한계까지 짜냈다"… 인스부르크 헤드 루트 세터 '닉(Nick)'이 밝힌 결승 루트의 비밀
스포츠 클라이밍 리드 경기에서 벽 위의 홀드(Hold)들은 단순한 돌덩이가 아니다. 그것은 루트 세터(Route Setter)가 선수들의 체력, 기술, 그리고 창의성을 시험하기 위해 정교하게 설계한 하나의 거대한 퍼즐이다.
치열한 카운트백 명승부가 펼쳐졌던 2026 월드 클라이밍 시리즈 인스부르크 남자 리드 결승전. 선수들이 등반을 시작하기 전, 이번 대회의 헤드 루트 세터인 닉(Nick)은 방송 인터뷰를 통해 본인이 직접 설계한 결승전 루트의 숨겨진 의도와 4단계의 관문을 직접 공개했다.
"저는 인스부르크 대회의 헤드 루트 세터 닉입니다. 남자부 결승 루트는 약 49번의 무브(Move)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초반은 크림프(Crimpy) 파워 구간으로 시작하며, 이후 발부터 진입해야 하는 '거꾸로 매달리는(Upside-down)' 구간이 등장합니다. 그 뒤에는 강한 압착력(Compression)이 필요한 구간이 이어지고, 마지막 탑(Top) 홀드까지는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 내야 하는 지구력 스프린트(Endurance sprint)로 마무리됩니다."
세터 닉의 설계도를 바탕으로 결승전 루트를 4개의 페이즈(Phase)로 해부해 보았다.
Phase 1: 크림프 파워 구간 (Crimpy Power Section)
세터의 의도: 초반부터 불안정한 노텍스처 홀드와 손끝으로만 버텨야 하는 미세한 크림프 홀드를 배치해 선수들의 손가락 파워와 정밀도를 시험했다.
실제 경기: 많은 선수들이 이 구간을 빠르게 돌파하려 했지만, 시각적으로 홀드가 위장(Camouflage)되어 있어 선수들은 시작부터 극도의 집중력과 텐션을 유지해야만 했다. 조반니 플라치 등 일부 선수들은 초반부터 체력을 크게 소모하며 세터의 덫에 걸리기도 했다.
Phase 2: 거꾸로 매달리는 구간 (Upside-down Section)
세터의 의도: 신체의 방향을 180도 뒤집어 발부터(Feet first) 진입하거나 몸을 완전히 돌려야 하는 고도의 유연성과 두뇌 플레이 요구.
실제 경기: 이 구간에서 선수들의 창의적인 '베타 브레이킹'이 빛났다. 루카 포토차르는 세터의 의도대로 관중을 등진 채 360도 회전하는 정석을 택한 반면, 아담 온드라와 우승자 스즈키 네오는 회전 대신 압도적인 코어 힘을 이용해 직진하는 과감한 변형 무브를 선보이며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Phase 3: 컴프레션 구간 (Compression Section)
세터의 의도: 급격히 가팔라지는 오버행(Overhang) 벽에서 크고 미끄러운 볼륨을 양팔로 강하게 끌어안듯 버티는(Compression) 상체 근력 요구.
실제 경기: 펌핑(근육 수축)이 극에 달하는 시점. 핀치 그립과 힐훅(Heel-hook)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체중을 분산시킨 선수들만이 살아남았다. 안라쿠 소라토는 쉼 없이 몰아치는 세터의 설계에 결국 이 구간을 넘지 못하고 추락의 고배를 마셨다.
Phase 4: 지구력 스프린트 (Endurance Sprint)
세터의 의도: 하단과 중단에서 모든 체력을 소진한 상태에서 탑(Top) 홀드까지 도달할 수 있는 '진짜 지구력'의 한계 시험.
실제 경기: 세터의 계산은 완벽했다. 이 극한의 스프린트 구간에서 완등(Top)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스즈키 네오와 알베르토 히네스 로페스는 세터가 만든 악마 같은 난이도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42+라는 경이로운 고도에 도달하며, 결국 준결승 성적(카운트백)으로 메달 색깔을 나누는 최고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취재 후기] 선수들의 기량이 상향 평준화될수록, 우승자를 가려내기 위한 세터들의 고민도 깊어진다. 파워, 유연성, 코어, 그리고 극한의 지구력까지 클라이밍의 모든 요소를 49번의 무브 안에 꽉 채워 넣은 헤드 세터 '닉'의 예술적인 루트 세팅. 인스부르크의 밤을 뜨겁게 달군 명승부의 이면에는 한계를 시험하려는 세터와, 그 한계를 돌파하려는 선수들의 치열한 두뇌 싸움이 숨어 있었다.
설계자의 함정을 파괴한 천재들… 2026 인스부르크 남자 리드 결승 무브먼트 심층 분석
헤드 루트 세터 ‘닉(Nick)’이 설계한 49개의 무브는 인간의 신체적 한계를 시험하는 거대한 통곡의 벽이었습니다. 하지만 결승에 오른 세계 최정상급 8인의 클라이머들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루트 해결 능력과 공략법으로 설계자의 함정을 파헤쳤습니다.
이번 결승전에서 나타난 선수들의 핵심 공략법과 경기력을 다각도로 심층 분석합니다.
1. 핵심 구간별 공략법 및 루트 해결 능력 분석
페이즈 1: 초반 크림프 및 노텍스처 구간
핵심 공략법: ‘불편함과의 동행(Comfortable with the uncomfortable)’ 및 위장 홀드 파훼
선수들의 해결 능력:
초반부터 밟기 힘든 매끄러운 노텍스처 홀드와 극도로 작은 크림프가 배치되어 시각적인 혼란을 주었습니다. 대다수 선수가 이 구간을 완벽히 암기하고 진입해 지체 없이 빠르게 통과하는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우승자 스즈키 네오와 베테랑 야코프 슈베르트는 마치 평범한 홀드를 밟듯 정교하고 가볍게 돌파하며 상단 레이스를 위한 체력을 완벽히 세이브했습니다.
페이즈 2: 180도 반전(Upside-down) 및 360도 회전 구간
핵심 공략법: ‘정석(유연성)’과 ‘파괴(코어 파워)’의 베타 격돌
선수들의 해결 능력:
이 구간은 이번 결승전의 가장 흥미로운 기술적 분수령이었습니다. 루카 포토차르와 조반니 플라치는 세터의 의도대로 발을 먼저 집어넣고 몸을 360도 회전시켜 관중을 바라보는 유연성 중심의 ‘정석 베타’를 선보였습니다.
반면, 아담 온드라, 알베르토 히네스 로페스, 스즈키 네오는 완전히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이들은 몸을 돌리는 대신 압도적인 코어 텐션과 가스통(Gaston) 그립을 홀딩 그립으로 전환하는 강력한 락오프(Lock-off) 파워를 통해 회전 없이 직진하는 ‘파워 베타’로 구간을 파괴했습니다. 무브 효율성을 극대화해 시간을 단축한 천재적인 루트 해결 능력이었습니다.
페이즈 3: 가파른 오버행 및 컴프레션 구간
핵심 공략법: 체형에 맞춘 ‘휴식(Rest) 홀드’ 커스텀 매칭
선수들의 해결 능력:
경사가 35도에서 최대 56도까지 급격해지는 구간으로, 큰 볼륨들이 선수를 벽 밖으로 밀어내는 형태였습니다. 여기서 빛난 것은 선수들의 ‘위기관리 및 리커버리 능력’이었습니다.
알베르토 히네스 로페스는 특유의 지구력을 바탕으로 미세한 크림프 가장자리에서도 침착하게 호흡을 가다듬는 정석적인 셰이크아웃(Shake-out)을 보여주었습니다. 반면 푸트라 라마다니는 신체 조건을 활용해 다른 선수들이 생각지 못한 볼륨 사이에 니바(Knee-bar)와 토훅(Toe-hook)을 동시에 걸어 잠그는 독창적인 휴식 자세를 찾아내며 판을 흔들었습니다.
페이즈 4: 상단 지구력 스프린트 부문 (최종 승부처, 42번 무브)
핵심 공략법: ‘드롭니(Drop-knee)’의 안정성과 ‘힐훅(Heel-hook)’의 리치 확장
선수들의 경기력 총평:
결승 루트의 종착지인 42번 무브는 정교한 드롭니 자세와 홀드를 향해 뻗는 과감한 다이렉트 런치가 동시에 요구되는 최고 난도 구간이었습니다. 아담 온드라는 무서운 속도로 도달했으나 하체 가동성이 무너지며 ‘디스코 레그(Disco leg, 다리 떨림 현상)’와 함께 아쉽게 추락했습니다.
최종 포디움에 오른 야코프 슈베르트, 알베르토 히네스 로페스, 스즈키 네오는 모두 이 42번 무브에서 한계 쟁탈전을 벌였습니다. 야코프는 정교한 무브로 홀드를 제압해 42점을 찍었고, 알베르토는 무서운 투지로 다음 홀드를 향해 몸을 던져 플러스(+) 점수를 획득했습니다. 마지막 주자 스즈키 네오는 알베르토의 힐훅 베타를 벤치마킹하여 자신의 신체 한계를 극복, 동일한 42+ 고지를 밟으며 카운트백 우승을 확정 지었습니다.
2. 주요 선수 경기력 및 전략 분석 요약
| 선수명 | 최종 성적 | 경기력 및 전술 분석 |
| 스즈키 네오 (JPN) | 1위 (42+) | 완벽한 페이스 조절과 모방의 천재성 초반 구간에서 매 무브마다 손을 털어주는 압도적인 지구력을 보여줌. 앞서 등반한 알베르토의 상단 힐훅 공략법을 완벽히 흡수하여 기복 없는 무결점 경기력으로 우승을 차지함. |
| 알베르토 히네스 로페스 (ESP) | 2위 (42+) | 독보적인 지구력과 과감한 승부수 포켓 홀드에서 발이 빠지는Sketchy한 위기가 있었으나 초인적인 악력으로 버텨냄. 상단 크럭스에서 남들이 주저할 때 몸을 던지는 다이렉트 런치를 성공시키며 은메달을 확보함. |
| 야코프 슈베르트 (AUT) | 3위 (42) | 홈 관중의 중압감을 지배하는 노련미 은퇴한 동료와 홈 팬들의 엄청난 압박 속에서도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기량이 상승하는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줌. 크림프 홀드에서의 정밀한 체중 이동이 돋보임. |
| 푸트라 라마다니 (INA) | 4위 (40+) | 창의적인 베타 빌딩과 리커버리의 귀재 초반 탐색 과정에서 over-gripping( 과도하게 쥐기)으로 전술적 실수가 있었으나, 오버행 볼륨에서 기상천외한 니바(Knee-bar) 휴식을 찾아내며 스스로 체력을 회복하는 괴력을 선보임. |
| 아담 온드라 (CZE) | 5위 (40+) | 세터의 설계를 파괴하는 효율성 극대화 초반 무브를 스킵하는 과감함과 360도 회전 구간을 무력화하는 전술로 가장 빠른 등반 속도를 기록함. 다만 상단 크럭스 진입 직전 하체의 피로 누적으로 추락함. |
최종 결론
이번 2026 인스부르크 남자 리드 결승은 '세터의 치밀한 두뇌 설계'와 이를 자신만의 강점(코어, 지구력, 창의성)으로 깨부순 '선수들의 직관력'이 충돌한 명승부였습니다. 완등자는 없었으나, 42번이라는 단 하나의 크럭스 무브를 두고 세계 최고들이 보여준 미세한 베타의 차이가 메달의 색깔을 가른 정밀한 전술 전이었습니다.
[인스부르크=전국클라이밍TV]
양팔을 번쩍 들어 올린 챔피언의 얼굴에는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미소가 가득했다.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펼쳐진 2026 월드 클라이밍 시리즈 남자 리드 결승전에서 일본의 스즈키 네오가 치열한 접전 끝에 정상의 자리에 우뚝 섰다.
이번 결승 루트는 헤드 세터 닉(Nick)이 공언한 대로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49개의 무브로 가득 찬 통곡의 벽이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스즈키 네오는 앞서 완벽한 등반으로 42+를 기록하며 1위에 올라 있던 올림픽 챔피언 알베르토 히네스 로페스(스페인)의 성적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벽에 올랐다.
엄청난 압박감 속에서도 침착하게 고도를 높인 그는 알베르토와 정확히 같은 홀드(42+)까지 도달하는 저력을 보였고, 결국 준결승 성적이 더 앞선 선수에게 우승이 돌아가는 ‘카운트백’ 규정에 의해 극적인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우즈베키스탄 구지앙 대회 우승, 프라하 대회 준우승에 이어 이번 인스부르크 대회까지 제패하며 이번 시즌 무시무시한 일관성을 증명해 낸 스즈키 네오를 경기 직후 시상대 뒤편에서 만났다.
Q. 알베르토 선수와 같은 점수(42+)를 기록했지만, 카운트백 규정으로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기분이 어떤가?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쁩니다! 무엇보다 이 환상적인 인스부르크 경기장과 수많은 홈 팬들 앞에서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그 목표를 이루게 되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합니다."
Q. 오늘 닉 헤드 세터가 설계한 결승 루트는 ‘거꾸로 매달리는 구간’, ‘컴프레션 구간’ 등 유독 까다로운 크럭스가 많았다. 어떻게 공략했나? "아주 난해하고 까다로운 루트였습니다. 특히 중반부 볼륨 구간은 정교하면서도 힘을 많이 빼앗는 설계였죠. 저는 매 무브를 끝낼 때마다 최대한 의식적으로 손을 털어주며(Shake-out) 페이스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상단 크럭스 직전에는 제 차례가 왔을 때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발을 뻗을 수 있었습니다. 먼저 등반한 멋진 클라이머들의 루트 풀이가 큰 힌트가 되었습니다."
Q. 마지막 주자로 등반할 때 관중들의 환호와 함성이 엄청났다. 등반하면서 들렸는가? "당연히 들렸습니다! 오늘 인스부르크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의 엄청난 함성이 제게 마지막 한 발짝을 더 뻗을 수 있는 '특별한 에너지(Extra energy)'를 주었습니다. 만약 그 응원이 없었다면 마지막 크럭스 홀드에서 버텨내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이 자리를 빌려 현장의 모든 팬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Q. 올 시즌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수집하며 리드 종목에서 독보적인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현재 본인의 컨디션은 어느 정도인가? "솔직히 제 클라이밍 커리어를 통틀어 지금이 가장 컨디션이 좋은 시기(Best shape)인 것 같습니다. 등반할 때 몸이 정말 가볍고 루트를 읽는 직관도 잘 맞아떨어집니다. 오늘 인스부르크에서 얻은 이 뜨거운 기운과 에너지를 그대로 이어가고 싶습니다."
Q. 앞으로 3주 뒤 프랑스 샤모니에서 다음 월드 시리즈가 이어진다. 남은 시즌의 목표는 무엇인가? "일단 일본으로 돌아가 짧은 휴식을 취하며 피로를 풀 예정입니다. 일정이 타이트하긴 하지만 지금의 좋은 흐름과 우승 행진(Winning streak)을 샤모니를 비롯한 남은 세 대회에서도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스즈키 네오는 트로피를 든 채 환하게 웃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세터의 치밀한 함정마저도 완벽한 지구력과 영리한 전술로 파헤친 스즈키 네오. 기복 없는 경기력으로 '리드 최강자'의 칭호를 스스로 입증해 낸 그의 우승 행진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 전 세계 클라이밍 팬들의 시선이 벌써부터 다음 무대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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