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장 월드컵 리드] 거대한 볼륨도 막지 못한 투혼… '동반 3위' 서채현·이도현, 세계 무대 중심에 서다
김주운 기자 (wingmen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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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클라이밍 시리즈 우장 2026 - 대회 총평 및 결산]
'남녀 동반 동메달' 대한민국 클라이밍, 세계 무대 중심에 서다… 우장 월드컵 결산
성황리에 막을 내린 '월드 클라이밍 시리즈 우장 2026' 리드 종목은 대한민국 스포츠 클라이밍의 굳건한 위상과 세계 클라이밍의 새로운 흐름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습니다.
글로벌 등반 트렌드: '극한의 펌핑'과 '전술적 등반'의 시대
이번 우장 월드컵 결승 루트는 남녀부 모두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했습니다. 가파른 오버행, 미끄러운 듀얼 텍스처 홀드, 노 풋(No-foot) 무브가 결합되어 단순한 힘을 넘어선 '전술'을 요구했습니다.
정적 통제와 휴식의 중요성 (남자부): 금메달을 차지한 네오 스즈키(일본)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니바(Knee bar)를 찾아내 완벽하게 체력을 안배하는 '고효율 정적 등반'의 정수를 보여주었습니다. 힘만으로는 상단부의 펌핑을 견딜 수 없으며, 루트 파인딩을 통한 휴식 지점 확보가 우승의 필수 조건이 되었습니다.
시간 관리와 막판 집중력 (여자부): 애니 샌더스(미국)와 얀야 간브렛(슬로베니아)의 금메달 경쟁은 단 13초를 남겨둔 상황의 집중력과 이전 라운드의 성적에서 갈렸습니다. 체력적 압박뿐만 아니라 6분이라는 제한 시간을 영리하게 배분하는 능력이 승부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작용했습니다.
[인터뷰] '우장 월드컵 금메달' 네오 스즈키 "결승 등반 아쉬워 더 훈련할 것… 올 시즌 3관왕 목표"
(2026년 5월 9일) – '월드 클라이밍 시리즈 우장 2026' 남자 리드 종목에서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건 일본의 네오 스즈키(Neo Suzuki) 선수가 우승 직후 겸손하면서도 당찬 포부를 밝혔다.
경기 직후 진행된 공식 인터뷰에서 네오 스즈키 선수는 이번 대회 우승 소감을 묻는 질문에 "결과에는 만족하지만, 결승전에서의 내 등반 퍼포먼스는 스스로 생각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더 강도 높게 훈련해야 한다"고 우승자임에도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리드 결승 루트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구간이 어디였냐는 질문에 그는 지체 없이 자신의 주특기를 언급했다. 스즈키 선수는 "나는 크림프(Crimps, 손가락 끝으로 미세하게 잡아야 하는 작은 홀드)를 잡는 것을 좋아한다"며 "따라서 결승 루트의 중반부가 가장 나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는 구간이었다"고 자신의 등반 스타일을 분석했다.
성공적으로 시즌 첫 월드컵 우승의 포문을 연 그의 시선은 이미 다음 무대를 향해 있다. 올 시즌 최종 목표를 묻는 질문에 스즈키 선수는 "이번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총 3개의 금메달을 획득하고,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서 시상대(Podium)에 오르는 것"이라고 답하며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이번 '월드 클라이밍 시리즈 우장 2026' 남자 리드 결승전은 체력 소모가 극심한 상단부 헤드월(Headwall)과 미끄러운 듀얼 텍스처(Dual-texture) 홀드가 조합되어 선수들의 근지구력과 멘탈을 극한까지 시험하는 무대였습니다.
결승에 진출한 8명 선수들이 보여준 등반 경기력과 스타일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1위: 네오 스즈키 (JPN / 44+) - "초고효율 정적 등반의 정수"
경기력 분석: 첫 번째 출전 순서라는 압박감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완벽한 등반을 선보였습니다. 극도로 펌핑(근육 피로)이 심해지는 상단부 진입 전, 니바(Knee bar)를 걸고 양손을 털며 휴식을 취하는 등 전술적 판단과 루트 파인딩 능력이 압도적이었습니다. 불필요한 체력 소모를 1%도 허용하지 않는 정교한 밸런스가 금메달의 핵심 원동력이었습니다.
보완 (Weaknesses): 첫 번째 순서 등 외적 압박감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있었으나, 이번 결승에서는 멘탈마저 완벽히 통제하며 단점을 지워냈습니다.
2위: 알베르토 히네스 로페즈 (ESP / 39+) - "경이로운 하체 기술과 끈질긴 투지"
경기력 분석: 등반 초반 긴장한 탓에 홀드를 놓칠 뻔하는 등 다소 경직된 모습을 보였으나,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를 찾았습니다. 일명 '개구리 스쿼트' 자세와 까다로운 딥 토훅(Toe hook), 힐훅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며 상체 근력 소모를 최소화했습니다. 홀드를 끝까지 쥐어짜 내는 특유의 근성과 투지(Grinding)가 돋보인 훌륭한 경기력이었습니다.
보완 (Weaknesses): 등반 초반, 긴장감으로 인해 움직임이 다소 경직되고 미끄러짐과 같은 그립 실수가 종종 발생하여 불필요한 체력 소모를 야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기력 분석: 교과서에 가까운 완벽한 폼과 부드러운 연결 동작(Flow)이 빛을 발했습니다. 다른 선수들의 자세가 무너지기 시작하는 마의 30점대 고도에서도 페이스를 잃지 않는 폭발적인 근지구력을 증명했습니다. 결승이라는 큰 무대의 중압감을 이겨내는 침착함과 정교한 홀드 장악력은 왜 그가 세계 최정상급 에이스인지 확실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보완 (Weaknesses): 압도적인 후반 집중력에 비해, 초중반 구간에서 스피드를 높여 펌핑 시점을 조금 더 늦추는 형태의 '페이스 조절 전술'을 가다듬는다면 완등(TOP) 도달 확률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4위: 요시다 사토네 (JPN / 38+) - "폭발적인 탄력의 다이내믹 무브"
경기력 분석: 타고난 탄력과 스피드를 앞세워 과감한 런지(Lunge)와 다이내믹 무브로 고도를 높였습니다. 체력이 방전되기 전에 빠르게 승부를 보는 공격적인 등반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미세한 밸런스 통제가 필요한 듀얼 텍스처 구간에서는 특유의 탄력이 오히려 불안정성으로 작용해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보완 (Weaknesses): 미세한 밸런스와 정적(static)인 통제력이 요구되는 듀얼 텍스처 홀드 구간에서 간혹 섬세함을 잃고 아슬아슬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5위: 소라토 안라쿠 (JPN / 38+) - "압도적 피지컬, 아쉬운 체력 안배"
경기력 분석: 매우 긴 리치(Range)와 뛰어난 고관절 유연성을 활용해 남들이 도약해야 닿는 홀드를 정적으로 부드럽게 낚아채는 이점을 십분 발휘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긴장 상태를 요구하는 이번 루트의 특성상 중반 이후 전완근에 급격한 피로가 누적되었고, 결국 펌핑을 극복하지 못한 채 불확실한 무브를 시도하다 추락을 맞이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보완 (Weaknesses): 이번 결승전처럼 지속적인 긴장을 요구하는 세팅에서는 중반 이후 전완근에 급격한 피로가 누적되며 페이스가 꺾이는 약점을 노출했습니다. 펌핑이 왔을 때 무리하고 불확실한 홀드 캐치를 시도하다 추락하는 상황을 경계해야 합니다.

경기력 분석: 야외 자연 암벽을 오르는 듯한 본능적이고 빠른 템포가 특징입니다. 루트 중간에 머뭇거리며 휴식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리듬을 타며 치고 올라가는 결단력은 훌륭했습니다. 그러나 오버 페이스로 인해 미세한 발 홀드를 정교하게 디디지 못하고 체력이 급격히 방전되는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보완 (Weaknesses): 지나치게 빠른 템포가 때로는 독이 되어, 정교하게 디뎌야 할 미세한 발 홀드를 놓치거나 한순간에 체력이 방전되어 버리는 '오버 페이스'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7위: 필립 쉥크 (ITA / 34+) - "파워풀한 상체, 아쉬운 유연성"
경기력 분석: 강력한 어깨와 등배근을 활용해 홀드를 힘으로 찍어 누르는 피지컬 등반의 전형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버행 구간 돌파에는 강점이 있으나, 몸 전체의 유연함과 무게 중심 이동이 중요한 현대적인 루트 세팅 앞에서는 동작이 다소 뻣뻣(Shoulder-y)해지며 남들보다 체력 소모가 가중되는 약점을 보였습니다.
보완 (Weaknesses): 몸 전체의 유연한 밸런스와 하체 기술을 요구하는 현대적인 루트 세팅 앞에서는 움직임이 다소 경직(shoulder-y)되는 모습을 보이며, 이로 인해 남들보다 체력 소모가 빠르게 일어납니다.

8위: 빅터 기예르민 (FRA / 30) - "높은 잠재력, 보완이 필요한 큰 무대 경험"
경기력 분석: 어린 나이임에도 결승에 진출할 만큼 탄탄한 기본기와 공격적인 시도는 칭찬받을 만합니다. 하지만 결승 특유의 거대한 중압감 속에서 자신의 페이스를 온전히 통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상단부의 복잡한 홀드 구성 앞에서의 경험 부족과 체력 안배 기술은 향후 보완해 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보완 (Weaknesses): 결승전이라는 큰 무대가 주는 중압감 속에서 페이스를 온전히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상단부로 가기 전의 경험 부족과 멘탈 통제력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합니다.
[인터뷰] '13초 남기고 극적 금메달' 애니 샌더스 "결과 확인하고 완전히 압도당했다… 다음은 유럽에서 뵐 것"
(2026년 5월 10일) – '월드 클라이밍 시리즈 우장 2026' 여자 리드 부문에서 짜릿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이변의 주인공이 된 미국의 애니 샌더스(Annie Sanders)가 벅찬 우승 소감을 밝혔다.
애니 샌더스는 치열했던 결승전 무대에서 43+까지 훌륭한 등반을 펼쳐 '클라이밍 여제' 얀야 간브렛(슬로베니아)과 동률을 이뤘으나, 준결승 성적(TOP)에서 앞서며 최종 1위에 올랐다. 특히, 엄격한 제한 시간 6분을 불과 13초 남겨둔 상황에서 보여준 놀라운 막판 집중력은 이번 대회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시상식 직후 진행된 공식 인터뷰에서 애니 샌더스는 얀야 간브렛과 점수가 매우 근접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냐는 질문에 "상당히 근접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계속 시간을 내려다보며 시간을 보냈고,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내야 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다행히 그렇게 해냈다"며 치열했던 시간 관리와 상황 판단에 대해 언급했다.
결승전 등반 직후 감정을 내비쳤던 순간에 대해서는 "제한 시간 내에 끝냈는지 완전히 확신할 수 없어서 이겼는지 몰랐다"며 "하지만 점수를 보고 나서 '아, 내가 이겼구나' 깨달았고 그저 완전히 압도당했다(super overwhelmed)"라고 당시의 벅찬 감정을 전했다.
결승 루트가 본인의 등반 스타일에 잘 맞았냐는 질문에는 "매우 느리고 정적(slow and static)이었다"며 "솔직히 긴장을 많이 해서 홀드를 너무 세게 잡았지만, 상단부에서 많은 점수를 회복할 수 있어서 성과가 있었다"고 자신의 등반을 되짚었다.
성공적으로 시즌 초반을 장식한 그녀의 시선은 이미 다음 무대를 향해 있다. 전체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 애니 샌더스는 "내일 집으로 돌아갔다가 5일 후에 스위스 베른으로 날아가 유럽에서의 도전을 시작할 것"이라며 볼더링과 리드 두 종목 모두에 계속 출전할 계획을 밝혔다. 단, "마드리드와 산티아고 대회는 건너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진행 중인 대회의 우장 월드컵 여자 리드 결승전 정보를 바탕으로 결승 진출자 8명의 등반 경기력과 스타일을 상세히 분석해 드립니다. 이번 결승 루트는 각도가 심한 오버행(Overhang)과 노 풋(No-foot) 이동 구간, 체력을 극도로 소모시키는 거대한 볼륨 등이 배치된 매우 까다로운 코스였습니다.
1위: 애니 샌더스 (Annie Sanders, 미국 / 43+)
경기력 분석: 마지막 순서로 출전한 애니 샌더스는 놀라운 정신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제한 시간 6분에 쫓겨 마지막에 시계가 13초밖에 남지 않은 극도의 압박감 속에서도 침착하게 상단부 무브를 시도했습니다. 얀야 간브렛과 동점(43+)을 기록했지만, 준결승 완등(TOP) 성적을 바탕으로 극적인 금메달을 거머쥐었습니다.
장단점: 엄청난 지구력과 막판 집중력이 돋보이는 선수입니다. 압박감이 심한 상황에서도 루트를 영리하게 파악하고 페이스를 유지하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다만, 시간 관리에 다소 약점을 보일 때가 있어 이를 보완하면 더욱 완벽해질 수 있습니다.
2위: 얀야 간브렛 (Janja Garnbret, 슬로베니아 / 43+)
경기력 분석: 수많은 우승 경험을 가진 '클라이밍 여제'답게 역동적이면서도 정교한 등반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까다로운 크림프(Crimp) 홀드 구간에서 흔들림 없는 밸런스를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상단부에서의 예기치 못한 그립 실수로 43+에서 추락하며 아쉽게 은메달을 기록했습니다.
장단점: 강력한 멘탈, 루트 파인딩, 파워, 유연성 등 모든 면에서 완벽에 가까운 밸런스형 클라이머입니다. 그러나 체력 소모가 극심한 결승 무대 특성상, 찰나의 집중력 저하가 결정적 실수로 이어진 것이 이번 대회의 유일한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3위: 서채현 (Chaehyun Seo, 한국 / 30)
경기력 분석: 여유롭고 밝은 표정으로 무대에 올랐으나, 신체적 이점과 파워를 크게 요구하는 큼직한 다이내믹 무브 구간에서 고전했습니다. 정교하고 유연한 등반 스타일을 구사하지만, 크고 거친 세팅 앞에서 30점의 고도로 경기를 마감해야 했습니다.
장단점: 유연성과 정적(static)인 밸런스 제어, 부드러운 연결 동작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다만, 유럽·미주 선수들에 비해 절대적인 리치(Range)나 순간적인 탄력이 불리하게 작용할 때가 있으며, 파워풀한 다이내믹 세팅에서의 돌파력을 더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
4위: 에린 맥니스 (Erin McNeice, 영국 / 29)
경기력 분석: 결승 무대의 중압감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29의 기록을 세웠습니다. 무난하고 안정적으로 고도를 높여갔지만, 마의 30점대 구간에 진입하기 직전 체력적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장단점: 기복이 적고 매우 안정적인 등반을 전개하는 것이 강점입니다. 그러나 상위권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한 번 더 치고 올라가는 폭발력과 펌핑 극복 능력을 보완해야 합니다.
5위: 로사 레카르 (Rosa Rekar, 슬로베니아 / 26+)
경기력 분석: 26+를 기록하며 선전했습니다. 안정적으로 중단부를 돌파했지만, 오버행 구간에서의 체력 안배에 어려움을 겪으며 상단부까지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장단점: 기본기가 탄탄하며 무브가 정석적입니다. 멘탈적인 부분에서도 강점이 있지만, 고난도 루트에서의 한계 돌파 능력과 고효율 휴식 자세(니바 등) 활용을 통한 체력 관리 능력을 키우는 것이 과제입니다.
6위: 오세아니아 매켄지 (Oceania Mackenzie, 호주 / 24+)
경기력 분석: 다이내믹하고 공격적인 등반 스타일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이번 결승 루트 특유의 정교한 밸런스와 극악의 근지구력을 요구하는 세팅에서는 자신의 페이스를 완벽히 통제하지 못하고 24+에서 경기를 마쳤습니다.
장단점: 강력한 탄력을 바탕으로 한 시원한 무브가 일품입니다. 하지만 정적인 동작과 지속적인 근육 긴장이 필요한 루트에서는 펌핑(근육 피로)이 빠르게 찾아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7위: 루시야 타르쿠스 (Lucija Tarkus, 슬로베니아 / 23+)
경기력 분석: 결승전 압박감 탓인지 초중반부에서 리듬을 찾지 못하고 고전하며 23+를 기록했습니다. 체력을 많이 뺏기는 불안한 자세로 등반을 이어가다가 다소 일찍 추락했습니다.
장단점: 유망주로서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경험 많은 선수들에 비해 멘탈 통제력과 극한 상황에서의 침착함은 보완해야 할 부분입니다.
8위: 로라 로고라 (Laura Rogora, 이탈리아 / 22)
경기력 분석: 손가락 힘과 지구력이 매우 뛰어나 '크림프 여왕'으로 불리는 선수지만, 이번 루트는 그녀에게 매우 가혹했습니다. 홀드 간 거리가 멀고 신체 파워를 요하는 다이내믹한 무브가 많아, 단신(체구가 작은 편)인 로라 로고라는 22의 고도에서 아쉽게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장단점: 핀치나 크림프를 잡고 버티는 근지구력은 세계 최고입니다. 하지만 절대적인 키와 도달 거리(reach)의 한계로 인해 점프나 런지 동작이 강제되는 큰 세팅에서는 체력 소모가 극심해지는 뚜렷한 약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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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장 월드컵 2026 - 리드 부문 대회 총평 및 결산]
1. 팀 코리아 평가: 남녀 에이스의 맹활약과 굳건해진 선수층
이번 대회 대한민국 대표팀의 가장 큰 수확은 단연 서채현과 이도현이라는 '쌍두마차'의 동반 입상입니다.
극심한 체력 소모를 유발하는 난해한 결승 루트 속에서도 두 선수는 나란히 동메달을 목에 걸며, 어떠한 세팅 앞에서도 메달권에 진입할 수 있는 월드클래스 기량을 증명했습니다. 또한, 김자인 선수가 준결승 16위로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준 가운데 노현승, 권기범, 김채영 등 젊은 선수들이 대거 준결승(Top 24) 무대를 밟았습니다. 이는 한국 클라이밍의 뎁스(Depth)가 몰라보게 두터워졌음을 시사하는 매우 긍정적인 지표입니다. (위의 레이더 차트 '팀 코리아 경기력 지표' 참고)
2. 글로벌 루트 세팅 트렌드: '극한의 펌핑'과 '시간과의 싸움'
이번 우장 월드컵 남녀 리드 결승 루트는 전례 없이 까다로운 난이도로 세팅되었습니다.
- 남자부 (고효율 정적 등반의 승리): 금메달을 차지한 일본의 네오 스즈키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무릎을 끼워 쉬는 니바(Knee bar) 지점을 완벽하게 찾아내 체력을 안배했습니다. 이제는 힘만으로 상단부의 펌핑을 견딜 수 없으며, 영리한 휴식 전술이 우승의 필수 조건이 되었습니다.
- 여자부 (치열한 시간 관리): 애니 샌더스(미국)와 얀야 간브렛(슬로베니아)의 금메달 경쟁은 단 13초를 남겨둔 상황의 집중력에서 갈렸습니다. 45도의 강한 오버행과 거대한 핑크색 볼륨 속에서 6분이라는 제한 시간을 철저히 배분하는 능력이 승부를 결정지었습니다.
3. 향후 전망 및 과제: 다이내믹 무브 방어력 강화
한국 선수들의 정교한 밸런스와 근지구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95점)입니다. 다만, 다가오는 유럽 투어와 남은 시즌에서 더 높은 시상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유럽·미주 선수들의 긴 리치(Range)와 탄력에 대항할 '다이내믹 무브 적응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순간적인 반동을 통제하고 폭발적으로 런지를 뛰어야 하는 구간에서의 체력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팀 코리아의 다음 과제입니다.
[최종 요약]
이번 우장 월드컵은 일본과 전통 강호들의 치열한 각축전 속에서도 대한민국이 '남녀 동반 입상'이라는 쾌거를 일궈낸 성공적인 대회였습니다. 이번 대회의 값진 데이터는 스위스 베른 등 이어지는 일정에서 팀 코리아가 더 높이 비상할 수 있는 강력한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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