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를 수놓은 쾌속 질주… 에마 헌트·추 서우훙 남녀 스피드 정상
김주운 기자 (wingmen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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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보도] 에마 헌트 파나메리칸 신기록 작렬, 중국 신예 추 서우훙 남 1위… 마드리드 스피드 대성황 마감
- 2026 월드 클라이밍 시리즈 마드리드 자치주 대회 스피드 종목 성료
- 미국 에마 헌트, 매 라운드 기록 단축하며 6.08초 압도적 우승
- 남자부 중국 추 서우훙, 인도네시아 돌풍 잠재우고 4.75초로 정상 등극
[스페인 마드리드] 폭염을 뚫고 솟구친 짜릿한 수직 질주에 마드리드가 열광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클라이머들이 총출동한 국제 스피드 대회에서 미국의 간판스타 에마 헌트와 중국의 무서운 신예 추 서우훙이 각각 남녀부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지난 5월 31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알코벤다스의 호세 카바예로 시립 스포츠센터 특설 경기장에서 막을 내린 ‘2026 월드 클라이밍 시리즈 마드리드 자치주’ 대회 스피드 종목에서 전 세계 최고의 스피드 전사들이 15m 벽을 두고 찰나의 승부를 펼쳤다.
■ ‘차이니즈 무브’ 장착한 에마 헌트, 적수 없는 완벽한 레이스로 금메달
여자부에서는 미국의 에마 헌트(Emma HUNT)가 독보적인 레이스를 펼치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예선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의 면모를 보여준 에마 헌트는 16강 토너먼트가 시작되자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기록을 단축하는 경이로운 등반을 선보였다.
16강에서 6.24초, 8강에서 6.21초를 기록한 헌트는 준결승에서 6.10초를 찍으며 황홀한 페이스를 이어갔다. 대망의 결승전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신성 폴리나 칼케비치(Polina KHALKEVYCH)를 상대로 6.08초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뿜어내며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에마 헌트가 결승전에서 기록한 6.08초는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이자 새로운 팬아메리칸 신기록(Pan-American Record)이다.
헌트는 과거 남자 선수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다이내믹 스타트 기술인 일명 ‘차이니즈 무브’를 여자 부문에 완벽하게 이식하며 레이스를 지배했다. 직전 우장 대회에서 37위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던 그녀는 "2주 동안 마음을 단단히 다잡고 과감한 하드 리셋과 함께 미친 듯이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 마드리드에서 완벽하게 통했다"며 기쁨의 소감을 전했다.
한편, 여자부 은메달은 18세의 나이로 생애 첫 월드컵 메달을 따낸 우크라이나의 폴리나 칼케비치(6.39초)가 차지했으며, 동메달은 중국 선수 간의 맞대결 끝에 장 사오친(Shaoqin ZHANG, 6.59초)에게 돌아갔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세계 챔피언 데삭 마데 리타 쿠수마 데위(인도네시아)는 16강전에서 발이 미끄러지는 치명적인 실수로 조기 탈락하는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 ‘서브 5초’는 기본, 중국의 19세 신예 추 서우훙 남자부 깜짝 우승
남자부 스피드 경기는 4초 대 벽을 허문 탑랭커들의 불꽃 튀는 속도전이 펼쳐졌다. 최종 승자는 중국 스피드 클라이밍의 미래로 꼽히는 19세 신예 추 서우훙(Shouhong CHU)이었다.
추 서우훙은 8강에서 이탈리아의 강자 마테오 주를로니를 제압한 뒤, 준결승에서 팀 동료 양 지에를 4.76초로 가볍게 따돌리고 결승에 안착했다. 결승 무대에서 만난 적수는 이번 대회 최고의 다크호스이자 인도네시아의 돌풍을 이끈 안타샤피 로비 알 힐미(Antasyafi ROBBY AL HILMI)였다.
출발 신호와 함께 무서운 탄력으로 벽을 차고 오른 추 서우훙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벽한 리듬으로 후반 스퍼트를 올리며 4.75초로 터치패드를 가장 먼저 찍었다. 로비 알 힐미 역시 끝까지 추격했으나 4.81초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3-4위전에서는 중국의 양 지에(Jie YANG)가 미국의 잭 해머(Zach HAMMER)를 단 0.02초 차이로 따돌리고 4.84초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부 경기는 찰나의 실수를 수습하는 '리커버리 능력'이 승부를 갈랐다. 8강전에서 로비 알 힐미와 미국의 마이클 홈이 서로 실수를 주고받는 와중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로비 알 힐미가 준결승행 티켓을 거머쥐는 드라마가 연출되기도 했다. 반면 강력한夺冠 후보이자 올림픽 챔피언인 베드리크 레오나르도(인도네시아)는 16강전에서 마지막 홀드를 남겨두고 미끄러져 고배를 마셨다.
■ 34도 폭염 속 전면 무료 개방… 현지 팬들 열광
이번 마드리드 대회가 열린 알코벤다스 경기장은 낮 최고 기온이 34도까지 치솟는 무더운 날씨 속에서 진행됐다. 뜨거운 태양 아래 홀드의 마찰력이 떨어지고 선수들이 대기실에서 근육 경련(Cramp)을 호소하는 등 컨디션 관리가 최대 변수로 작용했다.
그러나 완벽하게 구축된 오토 벨레이(Auto-Belay) 시스템과 선수 중심의 인프라, 그리고 관람객들을 위한 '전면 무료 개방' 정책 덕분에 현지 마드리드 시민과 전 세계 수많은 클라이밍 팬들이 몰려들어 축제와 같은 열기 속에 대성황을 이뤘다.
중력 한계에 도전하며 매 라운드 신기록을 갈아치운 남녀 스피드 전사들의 짜릿한 무대. 월드 클라이밍 시리즈는 다음 주 스페이스 프라하로 자리를 옮겨 볼더링과 리드 종목으로 그 뜨거운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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